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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천공(휘 중거, 문정공 후 첨추공파)의 [승사록]과 [화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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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바위 작성일21-05-16 23:12 조회3,153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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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천공(玄川公, 重擧) 승사록화국지 

 

승사록은 모두 합하여 332일 동안의 사행 전 과정을 매일매일 일기 형식으로 기술한 사행록이다. 모두 44책으로 되어 있으며, 현재 고려 대학교 도서관 육당 문고본(六堂文庫本)에 소장되어 있다. 1, 2권은 1763724일 출발에 앞서 영조를 인견한 날부터 이듬해 3월 에도에서 국서를 전하기까지의 일정이 기록되어 있다. 회정기(回程記)’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는 3, 4권에는 1764311일 에도에서 출발하여 귀국 후 78일 왕에게 복명하기까지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승사록에는 일본을 다녀오며 체험하였던 사건과 필담하면서 느끼고 견문한 것을 기술한 내용뿐 아니라 정책적인 제안도 많다. 원중거가 이를 기록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 이전의 기록들이 소략하여 보충하기 위한 것이며, 후에 사행을 올 자가 참고하여 실수하지 않고 쓰시마 섬 사람과 상역배(商譯輩)의 농간을 막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며, 나아가 조정에 죄를 입고 나라에 욕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화국지는 천((()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일본 오차노미즈 도서관(御茶水圖書館) 세이키도 문고본(成簣堂文庫本)에 소장되어 있다. 천권에는 일본의 지리, 역사, 정치, 외교 등을 중심으로 26항목, 지권에는 일본의 사회, 경제, 풍속을 중심으로 31항목, 인권에서는 경제, 풍속, 조일 관계사를 중심으로 19항목이 서술되어 있다. 일본의 여러 측면을 전체 76개의 방대한 항목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 화국지는 일본 사행록 뒤에 부록으로 붙어 있는 일반적인 문견록과 차원이 다르며, 이름 그대로 일본 국지로서의 성격을 띤 저술이다.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화국지를 쓴 동기에 대하여 원중거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첫째, 유사시에 정책 당국자나 지식인이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다.88) 둘째,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일본 자료를 구하였을 경우 올바른 역사서를 편찬하도록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조선 국왕의 상대인 막부 쇼군가(將軍家)의 계보(系譜) 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면서 왜국에는 문헌이 적고 꺼리고 피하는 것이 많아서 사신이 왕래한 지 100여 년이 지났으나 막부의 상황이 어떠한지 아직도 알지 못한다. 겨우 왜인이 저술한 두세 권의 책을 얻어서 한 맥락으로 정리함으로써 참고하기에 편리하도록 하였다.”89) 설명하였다. 셋째, 와신상담(臥薪嘗膽)의 뜻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임진왜란에 관한 국내 저술이 정확성과 체계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면서 일본에서 얻은 일본 서적과 견문을 정리해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전기를 기술하였다. 그는 특히 임진왜란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였다. 예컨대 임진입구시적정(壬辰入寇時賊情)’에서는 일본 서적을 바탕으로 하되 간양록(看羊錄)과 비교하는 등 상세한 고증을 통해 당시 일본군의 동향을 밝혀 놓았다. 그 이유에 대해 진실을 알기 위해 준비한 것이며 나중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와신상담의 뜻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다.”라고90) 하였다.

 

  원중거는 임진왜란에 관한 국내 저술이 정확성과 체계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하면서 일본에서 가져온 서적과 견문한 것을 정리하여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기를 기술하였다.

그러면 승사록화국지의 관계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승사록의 기록을 보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같은 시기에 저술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책을 저술한 시기는 사행을 마치고 돌아온 해인 1764(영조 40)경으로 추측된다. 화국지천권 위연호(僞年號)’1764년까지의 기사가 기록되어 있는 점, 또 대개 귀국 후 바로 사행 일기를 저술하는 것이 통례라는 점 등으로 미루어 대체로 이해를 저술 연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승사록화국지는 자료 가치가 높은 일본 사행록이다. 1763년 계미 통신사행의 사행원이 지은 사행록 가운데 유명한 것은 조엄의 해사일기이다. 이 책은 사행 임무의 전체를 관장하는 정사로서의 입장과 동래 부사, 경상 감사를 역임한 당대 제일의 일본통 관료로서의 통찰력이 잘 반영되어 있는 훌륭한 사행록이다. 하지만 원중거의 승사록과 비교해 보면 각각의 특징이 있다. 원중거의 직책이 서기였던 만큼 필담 창화와 같은 문화 교류 면에서는 승사록이 훨씬 자세하고 풍부하다. 그런 점에서 승사록은 통신사행 당시 이루어진 문화 교류의 실상을 아는 데 유용한 자료의 보 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필담 창화에 관한 묘사와 내용은 일본 사행록 가운데 가장 풍부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시회도(詩會圖)

1764(영조 40) 통신사행의 제술관(製述官) 남옥(南玉)과 마츠다이라 군잔(松平君山)이 나고야(名古屋)의 사관(使館)에서 문답하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통신사 일행이 필담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 원중거의 승사록에는 필담 창화에 관한 묘사와 내용이 가장 풍부하게 남아 있다.

화국지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가장 정제되고 풍부한 일본 국지이다. 일본의 무감(武鑑)을 이용해 막번 체제(幕藩體制)의 구조와 운영 방식을 소상히 밝힌 점과 일본에서 구해 온 자료를 이용해 기술한 조일 관계사 기록 등은 사료 가치가 높다. 서술 태도에서도 일본 사료와 조선 자료를 철저히 비교 정리하였으며, 기존의 사서(史書)와 중복되는 부분은 일절 기술하지 않았다. 대신 그가 모르는 부분은 미상(未詳)으로 표시하고 그 칸을 비워 두어 실용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저술 목적에 충실하였다.

 

한편 원중거는 승사록화국지이외에 일본에서 나눈 시문 창수 내용을 담은 별도의 책을 남겼던 것 같다. 홍대용의 담헌서(湛軒書)내집(內集)일동조아발(日東藻雅跋)’이라는 발문(跋文)이 있는데, 홍대용이 원중거가 저술한 창수록(唱酬錄)을 논평하는 내용이다. 이로 보아 원중거가 일동조아(日東藻雅)’라는 제목의 창수록을 편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추 론이 맞는다면 원중거는 사행 일기로서 승사록, 견문록으로서 화국지, 창수록으로서 일동조아3부작으로 구성된, 가장 종합적인 일본 사행록을 만들어 보고자 하였던 듯하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일동조아는 현재 전하지 않는다.

* [필자] 하우봉

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찬,  [한국문화사] 29권 조선이 본 일본 > 2장 조선 후기의 대외관과 일본 인식 > 2. 원중거의 일본 인식

 대연(중앙종친회 종사연구위원회 위원)

댓글목록

푸른바위님의 댓글

푸른바위 작성일

휘 중거(重擧) 호는 현천(玄川) 자는 자재(子材)이시며 계사보 2권 266면(책)에 실려 있습니다. 숙종 기해(1719)년에 출생하신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문정공(휘 孝然) 후 첨추공(휘 맹수孟穟)의 후입니다.
호 현천 [거무내]의 한자표현이며 현재의 지명으로는 횡성군 둔내면 현천리가 아닌가 추정할 뿐입니다.
* [거무내]는 강 바닥에 검은 돌이 많아 물이 검게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고, 내(川)의 물이 자주 가문다는 뜻 즉 건천(乾川)의 뜻이기도 합니다. 전국적으로 현천(玄川, 거문내, 가무내 등)이란 지명이 곳곳에서 불려지는 바 그곳들이 모두 위와 같은 뜻으로 풀이되는 것을 보면 그다지 틀린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현천 선조님은 1763년 계미통신사의 일원으로 일본을 다녀왔는데, 그 기행기록이 [승사록乘槎錄]과 화국지和國誌]입니다.
* 먼저, [승사록]은 [조선후기 지식인 일본과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김경숙이 번역하여 소명출판에서  2006년 간행되었습니다.
* 다음, [화국지和國志]는 [와신상담의 마음으로 일본을 기록하다 : 和國志]란 제목으로 박재금이 번역하여 소명출판에서  2006년 간행되었습니다.
* 동사수창록[ 東槎酬唱錄] : 위의 두 책 외에도 함께 계미통신사를 다녀온 여러 문인들(조엄·이인배·김상익·남옥·성대중·원중거·김인겸·홍선보 등 8명)과 함께 시를 수창(서로 화답하며 시를 지음)하며 지은 시를 모은 시집인 동사수창록이 전합니다. 이 책은 현재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돼 있으며, 대전선사박물관에 소장돼 있습니다.

푸른바위님의 댓글

푸른바위 작성일

현천공(휘 重擧)에 관한 자료는 제법 찾았습니다. 다만 아직 정리가 덜 돼 공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리와 번역 등의 작업이 끝내고 이곳에 올릴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언제까지 끝내겠다는 약속은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 점 혜량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w4729님의 댓글

w4729 작성일

현천공께서 통신시로 일본에 가셨을 때 일본의 한자 문사(文士)들과 한문을 써서 대화하고 서로 시를 써서 화답하며 주고받은 창화시를 모은 책이 일본 문사가 정리한 책이 있는데 근년에 우리말로 번역되어 시중에서도 구입해 보실 수 있습니다.
책 제목은 [長門癸甲問槎]로 건곤(乾卷)과 곤권(坤券)이 상하(上下)로 또 나뉘어 있슷ㅂ니다.
 진영미가  2017년 6월에 보고사에서 번역과 주注를 달아 출간하였습니다.
  건상, 건하, 곤상 권이 묶인 책은 37,800원, 곤하권과 다른 필담창화집을 묶어 낸 책은 30,600원입니다. 시중의 큰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전문서적에 들다 보니 일반 작은 서점에선 보기가 쉽지 않겠습니다.

푸른바위님의 댓글

푸른바위 작성일

현천공에 대한 자료는 아직도 여기저기 많이 전하고 있네요. 지금까지 찾은 자료들을 정리하여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원해 봅니다.